공진협, 日 엔카음반 수입심의 통과―취소 소동

  • 입력 1999년 5월 9일 18시 22분


일본 성악가 요시가츠 메라의 음반 ‘어머니의 노래’가 최근 심의절차를 통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어머니의 노래’는 일본 전통가요(엔카)15곡을 일본어로 노래한 음반.

현행 규정상 일본어로 부른 노래는 수입할 수 없다. 자율추천이란 명목으로 음반과 영화를 심의하는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이하 공진협)가 의젓이 ‘추천’해 준 것.

이 사실을 안 기자가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공진협측은 부랴부랴 결정사항을 취소했다. 공진협측은 “일본 가요임을 수입음반사가 사전에 신고했어야 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사실은 음반 원제작사인 BIS사가 클래식 전문 음반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없이 심의를 통과시킨 것.공진협은 일주일에 두번 ‘추천위원회’(심의위원회)를 연다. 매번 3백여장의 음반을 심의한다. 모든 음반이 영상음반협회의 내용확인서를 첨부해야 하므로 심의량이 만만찮다.

다국적음반사 관계자들은 ‘사전심의제가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불평하며 “음반사가 제출한 서류를 대충 훑어보는 것은 심의도 아니죠. 시간만 빼앗는 헛일 아닙니까.”고 항변한다.이 때문인지 문화관광부는 공진협을 영상물등급위원회로 바꾸고 시행규칙을 변경할 예정이다. 어떻게 바뀔지 지켜 볼 일이다.

〈유윤종기자〉gus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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