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여전사 박은숙, 연극 「우체국」서 변신

  • 입력 1999년 4월 22일 19시 39분


박은숙(23). 영화 ‘쉬리’의 앞부분에서 잠깐동안 북한특수군 이방희 역을 맡아 살인훈련을 받으면서 집채만한 남자들을 때려눕혔던, 하지만 성형수술받고서 갑자기 히로인 김윤진으로 대체된 여배우.

그가 병마에 시달리는 소년으로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서있었다. 예술의 전당이 16∼18일 기획 공연한 ‘20세기 대표작가 연극제’중 타고르 작 ‘우체국’의 주인공 아마르 역. 28일∼5월2일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집안에 갇혀 자기집 2층 창문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소년, 오직 지나가는 행인과의 대화로 세상을 알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던지는 내용.

“역할이 한참이나 어린데다 남자라. 하지만 연극으로 시작했고 연출자 채윤일 선생과 함께 작품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을테니까 놓치기 싫은 기회였어요.”

본격적인 연극은 지난해 마당극 ‘어사 박문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오디션장에 갔더니 극중 나이와 비슷한 또래의 소년이 와서 내심 긴장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여전사 역으로 나왔지만 연극은 그 자체가 하나의 투쟁이라는 생각이예요. 매 무대마다 관객을 상대로 승부를 벌여야하죠. 한번 ‘진하게’ 찍고서 끝나는 영화와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잖아요.”

박은숙은 얼마전 들어온 드라마 출연섭외를 “당분간은 연극에 전념하겠다”며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 출신. 재학중 ‘녹쇠병정’의 기생 역으로 97년 덴마크 세계연극축제에 참가했다. 공연은 평일 오후7시반, 토 3시 7시반, 일 3시. 02―580―1300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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