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토요일,大吉日 결혼-이사 「최대 러시」

  • 입력 1999년 3월 19일 19시 19분


다음주 토요일인 27일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유례없는 교통혼잡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역술인들이 꼽는 대길일(大吉日)로 ‘호랑이가 꽃가마 타고 시집간다’는 날인데다 이른바 ‘손 없는 날’과 주말이 겹쳤기 때문. 결혼식 하객과 이삿짐 행렬이 거리를 메울 것이란 예상이다.

결혼 및 이사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선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결혼하고 이사하는 날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전국 주요 도시 대형 예식장의 경우 5,6개월 전에 이미 이날 예약이 끝난 상태. 전국적으로 성수기의 토요일보다 2∼3배 많은 1만3천∼1만4천쌍이 이날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전국결혼예식장협회 김선진(金善振)사무국장은 19일 “야외나 자치단체 시설을 제외하고 예식장을 이용하는 경우만 보아도 성수기 토요일에는 3천쌍 정도가 결혼하지만 27일 예약은 7천여쌍에 이른다”고 밝혔다.

회사원 유모씨(32)는 “양가 부모님이 올해초 3월27일로 날을 받았는데 그 당시 이미 대형예식장은 낮시간 예약이 모두 끝나 할 수 없이 오후 6시로 결혼식을 잡았다”고 털어놓았다.

결혼관련업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결혼을 미룬 커플이 많은데다 ‘올해를 넘기면 2000년대’라는 압박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길일이라는 27일로 결혼식을 잡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삿짐 운송업체도 유례없는 호황.

포장이사 전문업체 KGB고려골든박스의 박해돈(朴海暾)사장은 “전국 지점의 27일 이삿짐 운송예약이 한달 전에 모두 끝났다”며 “지금도 27일에 이사할 수 없느냐는 문의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이달초 웃돈 10만원을 주고 27일 이사 예약을 했다는 김영란씨(33·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는 “길일이면서 ‘손 없는 날’ 이사한다고 생각하니 손해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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