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애니메이션 아카데미」내달 출범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21세기형 신산업으로 꼽히는 애니메이션 분야를 개척해나갈 ‘특수부대’가 만들어졌다.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아카데미가 최근 12명의 신입생 선발을 마치고 3월 초순 문을 연다.

작품 테스트 등 치열한 경쟁을 거쳐 뽑힌 이들의 학력만 훑어봐도 예사롭지 않은 끼가 엿보인다. 사회학과 대학원 졸업생, 대학 실내디자인학과 중퇴생, 전문대 유아교육학과 출신, 유전공학도 등등. 전문대학원에 해당하는 아카데미를 거친 이들이 선보일 강렬한 개성이 깃든 작품들이 눈에 잡힐 듯하다.

애니메이션 아카데미의 유일한 전임교수인 황선길씨(전 MBC아카데미 원장)는 ‘정말 바랐던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다”면서 “그들의 강한 개성을 살리기 위해 커리큘럼도 그들에 맞춰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2년간 경기도 남양주군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연출과 기획능력을 갖춘 고급애니메이터로 커 나갈 것이다. 디지털 녹음실과 첨단필름편집기, 각종 모형제작, 셀 촬영등을 위한 시설을 모두 갖춘 동양최대의 남양주 종합촬영소는 애니메이션 아카데미에 딱맞는 교육장소. 강사진은 로봇태권V를 만든 신원동화 유성웅, 색채연구소 한동수소장, 방송극작가 김옥균, 시나리오작가 박철민씨 등과 대학 애니메이션 관련학과교수 등 관련분야에서 손꼽히는 사람들. 학기당 60만원의 수업료를 내고 하루 5∼6시간 강의를 받는다. 토론형식의 강의가 15%, 실기가 85%로 교육은 철저히 현장중심으로 이뤄진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는 2백여업체에 3만명내외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하청 일꾼이나 마찬가지. 애니메이션 아카데미의 목표는 단순 기능인력의 양산이 아니다. 기획과 연출능력을 갖춘 정예 애니메이션 기획자다. 일본의 경우 사설전문학원이 양성을 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형영화사가 영화인력과 함께 키운다. 국내의 경우 대학에 애니메이션과정이 생긴지 수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실습시설도 부족해 애니메이션 아카데미란 특수학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애니메이션아카데미 황선길전임교수는 정부와 관련업계가 국제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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