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속 세상읽기]패러디신문「딴지일보」,책으로 펴내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06분


요즘 동아 조선 중앙일보, KBS MBC SBS 등 기존 언론매체에 딴죽을 걸고 있는 ‘딴지일보’.

인터넷 조회수가 1백만을 넘어섰다는 그 화제의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7월6일자에서 9일23일자까지. 일반 신문으로 치면 축쇄본이라고 할까.

“본지는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씨니컬 패러디 황색 싸이비 싸이버 루머 저널이며…우끼고 자빠진 각종 사회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는 창간선언문을 내놓으며 인터넷에 등장한지 두달반.

책으로 나온 페이지마다엔 대통령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에 대한 노골적인, 때론 심하다 싶은 패러디와 풍자가 가득하다.

기존 언론에선 접하기 힘든 신문 방송사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넘실댄다.

‘남북한간 소득격차를 크게 줄임으로써 통일의 큰 걸림돌을 제거한 YS를 화끈하게 밀어줬던 일보가…, 한때 애국 우익언론의 쌍두마차를 이루던 방송은 변절한채…, 언론과 재벌이 결합된 선진적이고 이상적인 언론상을 보여주며 대선에서 ◇◇◇ 밀어주기에 과감히 동참했던 △△일보도 이제 꼬랑지 말기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

딴지일보의 주 조회층은 20, 30대. 가끔은 ‘악취’가 풍기기도 하지만 젊은층의 정서 코드 어딘가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패러디 곳곳에 배어있다.

예를 들어 8월31일자 ‘구케의원 모집공고’. △응시자격:군면제자(특히 체중 미달) 우대… △특전:존두환 너태우전대통령 공저 ‘깜방생활 일주일만 하면 나처럼 할수 있다’ 증정.

저자, 즉 딴지일보 발행인인 김어준씨(30)는 인터넷 정보제공업을 하다 IMF 한파로 회사가 망한후 시간이 남아돌아 패러디 신문을 만들었다고. 전2권. 자작나무. 각 7,800원.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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