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캐릭터사업 인기…예수님-부처님 친근한 모습으로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28분


근엄과 권위, 신성함을 내세우기 보다는 친근하고 밝은 얼굴로 다가가려는 종교계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성스러움의 성역이라할 예수 부처님의 형상을 ‘귀엽고 깜찍하게’ 디자인한 캐릭터가 선보여 어린이들과 신자들에게 인기다.

십자가에 매달려 피흘리는 대신 ‘축구하고’ ‘야구하고’ ‘가르치는’ 귀엽고 장난꾸러기같은 그리스도.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육국 초등부 주일학교교사연합회(지도신부 정영진·鄭永鎭)가 최근 선보인 예수 캐릭터다.

스티커와 열쇠고리로 만들어 주일학교 캠프에 선보인 후 지방교구에서도 구해달라는 부탁이 쇄도하고 있다.외국 교회에서도 “신선한 시도”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릭터 도안자는 주일학교 자원봉사자인 오정선씨. 앞으로 ‘기타치며 노래하고’ ‘태권도하고’ ‘농구하고’ ‘자전거타는’ 다양한 예수 캐릭터를 내놓을 계획.

정신부는 “어린이들이 가깝고 친근한 이미지를 통해 ‘늘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판매용은 아니지만 제조원가(스티커 1백원, 열쇠고리 1천원)에 구입 가능.(문의 02―763―7966)

불교계에서도 아기 부처 캐릭터가 큰 인기다. 오른손을 위로, 왼손은 아래로 해 ‘천상천하유아독존’을 나타내는 기본형을 토대로 ‘빨간 스포츠카를 운전하고’‘기타치고’ ‘무비카메라를 찍는’ 다양한 모습. 대한불교조계종이 올봄 석가탄신일에 선보인 뒤 지금은 수많은 신도들의 책상, 가방 등에서 방긋 웃고 있다.

불교관계자들은 “청소년들에게 어렵고 다소 고루하게 비치던 불교의 이미지를 친근하고 밝게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성스러운 예수와 부처의 모습을 이처럼 귀염둥이로 표현한데 대해 비판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것도 근엄하기만 했던 교계의 달라진 모습이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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