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왜 속도감 적고 힘 약할까?]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경차가 볼보를 추월할 수 있을까.’정답은 ‘못 한다’. 볼보보다 힘이 부족하고 느리기 때문.

그러나 경차가 원래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8백㏄경차인 아토스의 경우 무게 8백㎏, 최대출력 51마력. 말 51마리가 8백㎏의 짐을 끌고 달리는 셈. 한편 1천5백㏄ 소형차 엑센트는 9백65㎏에 95마력. 엑센트가 아토스보다 두배 정도 힘이 세지만 말 한마리가 끌어야 하는 무게로 따지면 엑센트는 10.16㎏, 아토스는 15.69㎏. 아토스의 말들이 5㎏정도만 짐을 더 지는 격이다.

그런데 왜 경차는 소형차보다 속도와 힘이 ‘턱없이’ 모자라는 것처럼 느껴질까. 자동차회사가 차체의 크기나 내구성 안전성 등을 고려해 천천히 달리도록 해 내놓기 때문.마니아는 경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를 조율(튜닝)한다. 튜닝이란 느리게 만들어 놓은 차를 최고속도나 순발력이 높아지도록 엔진의 구조를 바꾸는 것.

회사원 이지형씨(25)는 최근 엔진의 폭발력을 높여주는 특수 공기정화기(에어필터)를 달아 마티즈의 출력을 2마력 키우고, 경차에는 없는 엔진회전수(rpm)계기판을 따로 부착, 엔진상태를 보며 ‘과학적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비용은 약 40만원.

이씨가 선택한 특수공기정화기외에도 엔진 배기관을 가벼운 것으로 바꿔 약 2마력을 더 얻을 수 있고 엔진에 터보차저(강제로 엔진에 주입되는 공기압을 높이는 장치)를 달면 모두 90마력 가까이 힘을 키울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50마력대의 경차를 티뷰론과 맞먹는 1백40마력의 ‘슈퍼카’로 바꿀 수 있는 것.

그러나 이 경우 차값에 맞먹는 비용이 들어가고 연료도 많이 든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강력한 엔진이 작은 차체를 휘두르면서 차의 수명이 줄고 대형사고의 우려도 있다. 튜닝샵 스핀휠의 윤찬홍사장은 “배기량을 바꾸지 않는 한 어느정도의 개조는 법적으로 문제삼고 있지 않지만 안전과 차의 수명을 위해서는 출력을 너무 높이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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