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초반 직장여성「핑크칼라」의 모든것]

  • 입력 1998년 6월 14일 18시 42분


‘핑크칼라.’ 80년대 미국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한 여성직장인을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커리어우먼 등과 구분해 지칭한 표현. 흔히 중하위직급을 가리킬 때 쓴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우리 사회의 ‘핑크칼라’. 시대가 그들을 압박하지만 생활속엔 젊음이 넘실댄다.

▼수입은 얼마?〓봉급은 천차만별. 지난해 SK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김모양(20)의 연봉은 1천1백만원. 대졸남자에 비해 6백만원 가량 적다. 6년차 여직원은 1천3백50만원. 단일호봉제인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업이 고졸여직원과 대졸자는 호봉체계가 다르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고졸여직원 초임은 대졸자의 68∼70%수준.

▼씀씀이는?〓씀씀이가 헤픈 경우도 있지만 절대다수가 ‘알뜰이’. 대부분 가족을 돕고.봉급수준이 매우 높은 업종인 S투신 이상아씨(25). 연봉제로 월 평균 1백50만원의 봉급. 한학기에 1백90만원인 야간대학(세종대경제무역학과4년) 학비를 내고 집에 생활비로 40만원 내놓고 50만원 저축.

▼사무실의 꽃(?)〓유니폼을 없애는 회사가 늘지만 아직도 단정한 유니폼은 여직원의 이미지 중 하나. 대기업이 몰려있는 서울 을지로의 한 세탁소주인. “유니폼이 새로 지급되면 스커트 길이를 줄이려는 여직원 손님이 많다. 회사에서 만든 유니폼은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길이지만 ‘단정하면서도 예뻐보이는 길이,’ 즉 무릎 바로 위까지 오도록 고쳐달라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한편 취재과정에서 인터뷰한 고졸 여직원 중에는 대졸여직원에 비해 독신주의자가 드물었다. ‘사무실의 꽃’이라는 표현에 대한 거부감도 덜했고.

▼대졸여직원과의 관계〓여직원끼리의 호칭은 입사연도 및 학력과 관계없이 나이에 따라 ‘언니’ 등으로 부르는 회사가 대부분. S그룹 박영주씨(23)는 “대졸 여직원들과 언니 동생하며 사이좋게 지내지만 마음 한귀퉁이엔 ‘선망섞인 질투’가 없지않다”고 토로한다.

〈이기홍기자〉l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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