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황사현상…호흡기-눈병 환자 급증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33분


한반도에 황사(黃砂)비상이 걸렸다.

14일 한반도에 유입된 이후 연일 전국의 하늘을 뿌옇게 가리고 있는 황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호흡기계통의 환자가 늘고 눈병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도 많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현상이 적어도 3, 4일 가량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춘천지방에 82년 5월5일부터 8일동안 계속됐던 과거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것. 황사현상이 7일째 계속되고 있는 곳은 서울 인천 등 수도권과 남서해 연안 등 전국 대부분 지역.

올봄 황사현상이 유난히 심한 것은 엘니뇨 때문이다. 지난 겨울부터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북부지방과 몽골지방에 고온건조한 기상이 계속되고 있다. 또 중국 북부지방에 2,3일 주기로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떠오른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기 때문.

황사의 주성분은 석영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등의 성분과 각종 오염물질. 따라서 황사는 대기를 오염시켜 호흡기 질환과 눈병을 일으키고 식물의 생장에도 지장을 준다.

사상 최악의 황사로 인해 각종 호흡기질환과 감기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의 조소아과에도 황사로 인해 기관지염이나 후두염 등의 환자가 평소보다 40%가량 늘었는데 이 병원 조병래(曺炳來)원장은 “황사가 시작되면서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린 2∼7세 어린이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또 황사와 함께 이동하는 각종 바이러스 때문에 감기환자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4월 들어 평년기온을 2∼8도 가량 웃도는 고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일에는 강릉지방의 낮기온이 33.6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이 한여름같은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이날 지역별 최고기온은 △울진 33.5 △속초 32.1 △포항 31.4 △영덕 31.3 △대구 29.7 △광주26.2 △서울 25.2도 등이었다.

강릉 울진 속초 등지의 이날 기온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4월중 최고기온이다.

〈홍성철·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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