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동아-LG만화페스티벌/극화부문 심사평]이두호

  • 입력 1998년 4월 20일 09시 50분


심사위원들에게 넘겨진 응모작은 모두 1백8편으로 이 가운데 1백6편이 국내 작품이었다. 작년에 비해 응모작도 늘었으며 수준도 향상됐다. 특히 기성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작품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거웠다. 재미와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이나 실험성을 부각시키는데 치중하여 만화가 보편적인 공감을 얻어내는데 실패한 작품들이 많았다. 만화공모의 의미는 전시장 벽에 붙여놓을 1회성 행사용 작품을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만화를 통해 장차 만화인구의 저변확대와 수준향상을 함께 도모하는 데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했으면 한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 중 박연씨의 ‘넝쿨이는 세살반’은 농촌아이의 가족관계를 자연스러운 연출로 소박하고 재미있게 그려냈으며 작품의 분위기에 맞게 캐릭터 설정도 뛰어났다는 점에서 어렵지 않게 대상으로 선정했다.

우수상을 받은 김혜정씨의 ‘삼류영화’는 외계인을 등장시킨 내용에 어울리게 펜터치없이 데생만으로 작품을 완성한 개성있는 만화다. 장려상 장유성씨의 ‘막차를 탄 사람들’은 개성있는 그림체와 짜임새있는 스토리로 만화의 재미를 잘 살려낸 점이 돋보였다.

강동헌씨의 ‘꼬마 도깨비 또래’는 꼬마도깨비의 일상을 재미있게 그려낸 밝은 작품이고 이야기를 계속 살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스토리상을 선정했다. 서용남씨의 ‘포플러나무 아래’는 개구리의 사랑과 인간의 횡포를 인상적인 캐릭터로 쉽고 재미있게 그려내 캐릭터상으로 선정했다.

이두호(한국만화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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