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박청운/더불어 사는 지혜 발휘해야

  • 입력 1998년 4월 20일 09시 28분


우리 주변엔 선천성 후천성 장애인이 의외로 많다. 대부분 자립능력이 떨어지는 중증 장애인이다.

중증의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정신박약 장애인들의 삶은 눈물겹다. 많은 장애인들이 이웃 또는 가족들로부터 천대를 받고 인격을 모독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은 따뜻하며 불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계간으로 발행되는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 문학지를 한쪽씩 넘길 때마다 육체의 고통과 그보다 더한 마음 고생을 담대하게 이겨내고 있는 그들의 의지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의욕과 용기를 불어넣은 생명의 원천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정상인도 만들기 어려운 계간지를 중증 장애인이 힘을 합쳐 슬기롭게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서 장하다고 박수만 칠 것인가.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늘 하던 이야기이고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장애인에게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과거 5공 정부 시절부터 장애인에 대한 갖가지 지원책이 있었지만 대부분 흐지부지 끝났다.

어느 공직자는 정상인도 살아가기 어려운데 무슨 지원책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장애인을 외면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시 한번 가슴깊이 마음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 주변의 중증 장애인들이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곧은 심성으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그에 걸맞은 지원책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IMF시대의 안개속 삶일수록 중증 장애인에 대한 자활 자립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일이 장애인의 날을 뜻있고 보람있고 알차게 맞는 기본적인 도리라고 본다.

어려울수록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익혔으면 하는 생각이다.

박청운(충남 당진군 합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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