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렇게 키워요]인도 코슬리씨 부부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15분


타지마할과 갠지스강의 흙탕물. 모든 것이 뒤섞여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나라. 인도…. 가정교육은 어떨까?

인도사람으로 미국의 타이어회사 ‘굿이어’ 한국지사 회계담당인 해리시 코슬라(52).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다 7개월전 한국발령을 받아 아내 레누(46),딸 프리얀카(12·외국인학교 6년)와 함께 서울 한남동에서 산다. 아들 가우라브(21)는 미국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원칙은 되도록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코슬라의 퇴근시간은 오후 5시반. 대부분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식사 시간에 가족끼리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딸의 학교에서 생긴 일, 남자 친구 이야기 등을 듣다 보면 아이 주변의 작은 변화도 느낄 수 있다.

“아빠가 이야기를 잘해주고 공부도 도와줘요. 특히 수학을요.”(딸)

주말엔 함께 쇼핑하거나 ‘서울구경’을 한다. 간혹 가까운 남산도 오른다.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일. 부모와 한 약속을 어길 때나 거짓말을 할 때는 엄격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일정기간 못하게 하는 것이 벌.

“예를 들면 TV는 하루에 30분만 보도록 하는데 두세 시간씩 보는 경우가 있어요. 두번까지는 알아듣게 타일러요. 세번째는 벌을 주는데 일주일간 TV를 못 보게 합니다. 그래선지 지금은 잘 지켜요.”(엄마)

용돈은 월마다 정하지 않고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물건을 살 때 등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만 준다.

코슬라는 직업 때문에 프리얀카가 태어난지 석달만에 인도를 떠나 타국에서만 사는 게 안쓰러울 때가 많다. 인도를 잘 모르는 것 같아 틈만 나면 인도 이야기를 해준다. 거실을 향나무 가구와 의자 등 인도식으로 꾸미고 엄마가 집에서 고유옷인 사리를 자주 입는 것도 이 때문. 집에서는 영어와 힌두어를 같이 쓴다. 또 1년에 한번씩 인도에 가 친지를 찾아 고국의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코슬라는 “인도처럼 한국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 공부’만 강요하는 것 같다”며 “놀고 운동하면서 공부해야 균형있게 자랄 것”이라고 말한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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