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결혼행진곡④]『결혼예복,두고두고 입어야죠』

  • 입력 1998년 3월 18일 19시 29분


‘일회용은 싫어요.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정장이 좋아요.’

결혼예복에 거품이 빠졌다. 생애 최고의 날, 주인공들을 위한 예복은 화려한 ‘특수복’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실속파 예비부부들이 늘면서 평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예복으로 애용되고 있다.

다음달 26일 결혼하는 회사원 손혜림씨(28·여). 피로연과 신혼여행에 입을 예복으로 백화점 세일 때 여성의류매장에서 바지정장을 구입키로 예비신랑(28)과 약속했다. 스커트를 부풀린 ‘공주옷’을 샀다가 평소 입지도 못하고 옷장을 열 때마다 후회하는 언니(33)를 보고 ‘일생에 한번뿐인데 튀고 싶다’는 소망을 접었다.

이번주부터 백화점 등의 결혼용품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의류업체들도 예복과 평상시 외출복을 겸할 수 있는 낭만풍의 여성정장과 격식을 갖춘 남성정장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예복〓가장 선호되는 스타일은 허리선이 강조된 투피스. 색상도 연두나 분홍에서 검정 회색 베이지색 등 기본색상으로 변했다. 무릎길이의 원피스에 숄이나 재킷을 겹쳐입는 스타일도 인기. 스커트 정장의 경우 앞부분에 광택나는 공단소재로 테이프 처리하거나 일부분에만 아코디언처럼 주름이 들어가 있는 차림이 무난하다. 제이알 이동수 아나카프리 데코 마리끌레르 비아트 타임 소시에 마인 등의 20만∼50만원대 정장이 예복으로 인기다.

바지정장은 올해부터 부각되는 스타일. 예복브랜드인 비스 바이 로오제는 아예 바지정장 스타일의 예복을 내놓았다. 일자형 바지에 ‘떼고 붙일 수 있는’ 리본장식이 가미된 것이 특징. 50만원대. 부유층이 찾는 맞춤예복도 마찬가지. 패션디자이너 이광희씨는 “눈요기보다는 평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장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남성예복〓결혼식장에서는 물론 결혼식 뒤에도 입어야 하는 만큼 더욱 신경이 쓰인다. 슈트는 기본색상인 감색 회색 검정 등 기본색상을 고르고 드레스셔츠나 넥타이를 색다른 것으로 하는 것이 요령. 재킷 바지 조끼를 합쳐 40만∼70만원대의 마에스트로 갤럭시 카디날 코모도 웅가로 모두스비벤디 등이 인기.

아예 식장용 예복은 대여하는 것도 한 방법. 대부분의 신사복매장에서는 예복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턱시도나 모닝코트 등 식장용 예복을 무료로 빌려준다.

〈김진경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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