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그리스」 28일 공연…50년대 美로큰롤세대 조명

  • 입력 1998년 3월 17일 08시 01분


어깨를 잔뜩 부풀린 가죽재킷에 청바지, 포마드를 잔뜩 발라 빗어넘긴 머리, 그리고 로큰롤이 흘러나오는 휴대용전축….

색색으로 물들인 머리에 힙합바지를 걸치고 다니는 10대들에겐 이런 모습이 촌스러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타고 50년대 미국으로 날아가보면 이는 새로운 변혁을 예고하는 최첨단 패션이었다.

28일부터 4월19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그리스’. 로큰롤에 열광하던 50년대 미국 청소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78년 존 트래볼타와 올리비아 뉴턴 존이 출연한 영화로도 널리 알려졌다. 원래는 72년부터 80년4월까지 3천8백회나 공연된 브로드웨이 롱런 뮤지컬.

무대는 시카고의 라이델고교. 여름방학때 해변에서 만난 바람둥이 대니와 전학생 샌디의 사랑을 중심으로 고교졸업반 청소년들의 우정과 고뇌가 펼쳐진다. 댄스경연대회, 로큰롤 파티, 자동차경주, 차창에 대고 엉덩이를 드러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짓궂은 장난….

그리스엔 주역이 따로 없다. 오디션을 거쳐 4백명 중에서 선발된 24명이 제각기 개성을 자랑한다. 샌디역으로 무대에 데뷔하는 손지원은 연극연출가 손진책과 연극인 김성녀의 딸. 뮤지컬스타 최정원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마리아로 호평을 받은 이재영도 나온다.

그리스는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크림을 가리키는 말로 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인 동시에 당시 신세대의 상징이었다. 그리스가 무스로 바뀌고 열광의 대상이 엘비스 프레슬리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바뀌었을 뿐 청소년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02―508―8555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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