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귀국한 신부, 中企살리기 1천만원 쾌척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미국 브라질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10년만에 귀국한 원로 신부가 어려운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써달라며 선뜻 1천만원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귀국한 이 신부는 최근 심대평(沈大平)충남도지사를 찾아 “승용차를 사려고 외국에서 어렵게 모은 돈인데 귀국후 생각을 바꿨다”며 성금을 기탁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선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고 심지사도 ‘천주교 대전교구에 몸담고 있는 신부’라고만 설명했다.

심지사에 따르면 이 신부는 성금을 기탁하면서 “10년만에 고국땅을 밟았는데 중소기업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몰랐다. 이런 마당에 나 혼자 편하려고 어떻게 승용차를 살 수 있겠느냐”며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안타까워했다.

심지사는 이 신부의 ‘소중한 뜻’을 호서대 신기술보육센터(TBI) 입주업체인 ‘CTF’(Christian Trio Food) 강헌(姜憲·41)사장에게 전달했다.

강사장은 “어떤 분인지 꼭 알고 싶었으나 본인이 한사코 밝히기를 꺼려한다는 얘기만 전해들었다”며 “그 분의 고귀한 뜻을 영원히 가슴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95년 30대 젊은이 3명이 모여 창업한 ‘CTF’는 이듬해 티백 타입의 1회용 커피 티오(Tio)와 항균면역 피부미용 비누인 ‘오보크린’을 개발,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떠올랐다.

〈천안〓이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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