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생계형 참사」잇달아…방화-분신소동-비관자살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가슴이 시리도록 슬픈 세상. IMF한파가 몰고온 ‘생계형 참사(慘事)’가 서민들 사이에 잇따르고 있다. 24일 0시40분경 서울 송파구 마천동 359의 11 김모씨(38)의 7평 다세대주택 안방에서 집주인 김씨가 석유를 뿌리고 자살 소동을 벌이던 중 불이 나 큰 아들(6)이 불에 타 숨지고 김씨는 전신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김씨는 불이 나자 소아마비인 부인(28), 작은 아들(5)과 함께 집밖으로 피했으나 정신지체아인 큰 아들은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손가방을 만드는 가내공장을 운영해온 김씨는 지난해 3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작은 아들의 수술비등으로 1천5백만원의 빚을 져 매달 54만5천원의 이자를 갚아오다 최근 이를 감당하지 못해 고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23일 오후 8시15분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잠실대교 중간지점에서 실직후 재취업문제로 고민해온 최모씨(32·송파구 방이동)가 한강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제약회사 생산직으로 근무했던 최씨가 지난해초 실직한 뒤 취직문제로 고민해왔다는 주위의 말에 따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이날 오후 8시반경에는 서울 노원구 월계3동 아파트 공사장에서 굴착기 기사 박노희씨(31) 등 3명이 회사측에 5백여만원의 밀린 임금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며 현장 사무실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박씨가 불에 타 숨지고 철거반장 강모씨(36)가 중화상을 입었다. 〈이 훈·박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