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거인」신승훈 420일만에 외출…6집음반 발표

  • 입력 1998년 2월 19일 09시 30분


상기된 표정과 어투. 오랜만의 외출이라서 그렇단다. 16일 MBC 라디오에서 새음반(6집)을 처음 선보였다. 한 청취자가 꼭 4백20일만이라고 적어 보냈다. 손꼽아 기다리는 팬. 신승훈의 무게이자 책임이다. 음반 이야기 중 자기 논리가 짜임새있다. 그전에는 없던 일. 자기 세계의 문턱을 이제서야 넘어섰다는 뜻일까. 데뷔 9년만이다. “음악은 정석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로지 ‘느낌’ 만이 있을 뿐. 슬플 때는 북받쳐 울어야 하고 기쁠 때는 하늘을 날 듯해야 하고….” 일년 반 동안 온갖 장르를 천착했다. CD도 5천여장 모았다. 그러고 난 뒤 오직 신승훈과 느낌만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래서 음반 이름도 ‘느낌’이고 머리곡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이름 끝자를 따 ‘훈의 발라드’로 부른다. 정석을 넘으면 ‘작가’다. 작가에게는 미세한 차이도 천금의 무게. 이번 음반에서 그가 시도한 것도 정석을 넘는 미세한 느낌의 마당. 리듬 앤드블루스 록 발라드 재즈 디스코 라틴리듬 클래식 등 조합을 통해 표나진 않지만 나름대로의 새로움을 선보였다. 이런 변화는 그가 새 음반을 낼 때마다 나오던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 때문. ‘신승훈류’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수록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나의 하루’ 등은 신승훈 음악의 현재이자 미래형이기도 하다. 이 음반을 머리곡이 어떻고 다음 곡이 어떻고 따지면 구차하다. 음반속의 신승훈을 느끼려면 10곡을 모두 들어보는 게…. 그는 20대를 송두리째 음악으로 보냈다. 스캔들 하나 없이. 지겹지 않았을까. ‘나의 하루’의 노랫말 ‘혼자 눈뜬 하루’는 그런 속사정이 압축되어 있다. “처량하죠. 이 나이에 로맨스도 없고 몇 달 동안 말할 상대라곤 기계와 매니저뿐이고….” 6집은 17일 시장에 나왔다. 5집 내리 1백만장을 넘겨 지금까지 나간 음반이 모두 8백95만장. 이번도 주문은 1백만장이 넘었지만 제작사가 경제난을 의식, 조심스럽게 음반을 풀고 있다. 3월6일 오후7시반, 7일 오후3시반 7시반 등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세차례 갖는다. 6집을 위주로 삶의 ‘느낌’이 주제. 내용을 물어봤더니 ‘슬픔 처절 외로움 기다림 환장 반가움’ 등의 낱말을 빠르게 내뱉는다. 02―749―8698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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