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태 맛나들이]서울 신촌 「벽제갈비」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잔칫날이 아니면 갈비는 커녕 고깃국물 조차 구경하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고기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나 음식점들이 맛깔나게 요리하지 않고는 눈길을 끌기가 어렵다. 서울 신촌에 쇠갈비로 사람을 끄는 집이 있다. ‘벽제갈비.’ 신촌 갈비골목의 13년 터줏대감이다. 이 집의 갈비는 쫄깃쫄깃하며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며 담백하다. 살짝 구우면 갈비뼈만 쏙 빠지는 게 전혀 퍽퍽하지 않아 입맛을 당긴다. 한우 황소를 어릴 때 거세해 육질을 좋게 하는 사료를 먹여 2년쯤 키운 뒤 잡아 얼리지 않은 채 사나흘간 보관한 고기를 쓴다고. 갈비를 다룬지 15년이 된 주방장 윤원식씨(40)는 “상당수의 갈비집이 젖소고기나 수입쇠고기를 쓰기 때문에 우리집과 같은 갈비를 먹기 힘들 것”이라고 자랑한다. 불고기정식도 이 집만의 독특한 맛이 있다. 육수를 넉넉히 붓고 끓여 질그릇 뚝배기에 1분씩 따로 나오는데 밥을 말아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깔끔한 맛의 개성만두도 별미. 개성이 고향인 주인 임미자씨의 친척 할머니가 손수 숙주와 두부만 넣고 빚어 겨울철에 인기가 좋다. 점심에는 갈비 양곰탕도 먹을 만하다. 뼈를 곤 물에 갈비와 양, 곱창을 넣어 끓이다가 무 대파 느타리버섯을 빽빽하지 않을 만큼 함께 넣어 밤새 달여 얼큰하다. 갈비 1인분 1만6천원, 개성만두 5개 4천원, 불고기정식 7천원, 갈비양곰탕 6천원. 02―392―8308 조근태(도서출판 현암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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