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굿당촌도 불황… 기도객 급감 곳곳 빈방

  • 입력 1998년 2월 9일 08시 14분


매년 음력 정월이면 전국 각지에서 기도객과 무당이 몰려와 굿판을 벌이는 계룡산 무속촌도 최근 IMF 한파로 ‘몸살’이 날 지경이다. 7일 오후 계룡산 자락인 충남 공주시 반포면 동월계곡 B암자. 제법 유명한 ‘굿당’인 이 암자는 예년의 경우 고급 승용차들이 20여대씩 주차해 굿판을 벌이느라 북새통이었으나 이젠 마당에 주차한 차량도 두세대에 불과하다. 암자 관계자는 “지난해는 기도객들이 최고 하루 20팀씩 몰려들어 3칸이던 객실을 7칸으로 늘리고도 모자라 대기실까지 운영했으나 요즘은 빈방이 절반이상”이라고 말했다. 굿당들이 밀집한 반포중학교 뒤편이나 대전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박정자고개 주변 굿당촌에서도 북 꽹가리 소리가 며칠 밤낮을 끊이지 않던 예년과는 달리 조용해졌다. IMF 한파이후 사업성공 등을 기원하는 일반 굿은 수요가 거의 사라졌고 ‘신이 들려’ 무당이 되려는 내림굿도 뜸해진 편이다. 굿당촌 관계자는 “기도객이 줄면서 굿종류와 무당 유명도에 따라 2백여만원에서 2천여만원까지 하던 굿판 가격도 20∼30%쯤 내렸고 굿당들도 시설사용료를 할인해주는 등 고객유치전을 적극 펴고 있다”고 말했다. 〈계룡산〓지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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