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화제의 책]「숲속동물 가족 이야기」시리즈

  • 입력 1998년 1월 16일 20시 12분


“또 빠는구나 또또.” 엄마원숭이가 야단을 치셨어. 아기원숭이 또또가 또 손가락을 쪽쪽 빨고 있었거든. 또또는 굳은 살이 생긴 손가락을 얼른 빼냈어. 그런데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보니 어느 틈에 또 손가락이 입으로 들어갔어. “또또, 사탕을 오래 빨면 작아지지. 손가락도 그렇게 자꾸 빨면 성냥개비처럼 가늘어진단 말이야.” 또또는 낮잠을 자고 나서 손가락부터 만져 봤어. 전에는 몰랐는데 엄마말씀을 듣고는 자꾸 걱정이 됐거든. 밤이 됐어. 또또는 주먹을 꼭 쥐고 잠이 들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또 손가락을 빨고 말았어. 어, 그런데 엄마 말씀처럼 손가락이 점점 가늘어지더니 나중에는 정말 성냥개비처럼 되고 말았지 뭐야. 또또는 그것도 모르고 성냥개비의 빨간 머리까지 쪽쪽 빨아먹었어. 그러니까 또또의 얼굴이 금방 새빨갛게 물드는게 아니겠어. 그러더니 팔 다리 어깨 궁둥이 털까지 새빨개진 무서운 괴물이 돼버렸어. 또또는 깜짝 놀라 오줌을 찔끔 쌌는데 세상에 오줌도 빨간색이지 뭐야. 지경사에서 ‘숲속동물 가족이야기’시리즈로 펴낸 ‘아기원숭이의 성냥개비 손가락’. 손가락을 빠는 아이들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누가 채근하지 않아도 스스로 버릇을 고칠 것 같다. 원래 일본책을 번역한 시리즈물이었는데 13권부터 최영재씨의 창작동화에 이명선씨가 그림을 입힌 생활동화로 일대혁신을 했다. 생선이라면 도리질을 하는 아기수달, 남앞에선 말도 제대로 못할 만큼 부끄러움이 많은 아기여우…. 앙증스런 아기동물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지혜로운 생각을 키워가도록 일깨워준다. ‘아기수달의 머리빗’편. 냠냠 짭짭. 수달네 식구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어. 그런데 아기수달형제는 아까부터 한 가지 음식만 아주 조금씩 먹고 있는거야. “생선은 이렇게 우적우적 먹어야 튼튼해지는 거야.” 아빠수달이 생선 한 마리를 입에 쑥 집어넣고 꼬리를 쭉 잡아당겼어. 앗. 그러니까 글쎄 하얀 머리빗이 아빠 입에서 나오는 거야. 그런데 생선뼈를 진짜 머리빗인줄 알고 머리를 빗으면 어쩌지.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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