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대선을 맞은 올해 정치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이른바 미디어 정치 원년. 그러나 졸속 선거법 탓으로 합동토론회를 주관하는 토론위원회의 기능이 왜곡됐고 토론회도 명쾌한 정책대결 자리가 되지못하는 등 문제점을 남겼다.
통합방송법은 정치권의 세다툼으로 인해 올해도 통과되지 못해 21세기를 대비한 미디어 기반 정비가 그만큼 늦춰졌다.
TV 3사의 시청률 경쟁도 치열했다. 주 40편에 이르는 드라마 중에는 값비싼 스타에 의존하는 공허한 내용, 폭력과 외설로 가득찬 것도 적지 않았다. 또 박찬호 야구, 월드컵 축구 예선전 중계권을 두고 벌인 KBS MBC의 싸움은 외화낭비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방송사는 급기야 IMF체제를 맞아 내년부터 평일 방송 두시간 단축, 시청률 경쟁 자제, 스포츠 공동중계, 호화사치프로 배격 등 자정방안을 스스로 내놓기에 이르렀다.
올해 개국한 2차 지역민방은 경제 위기를 맞아 청주방송이 개국한 지 얼마안돼 대주주가 바뀌는 등 구조조정 조짐이 보이고 있다.
케이블TV는 12월 시청가구 2백50만을 넘어서는 외형적 성장을 기록했다. 2차 케이블 방송국(SO)이 개국했으며 시청률조사결과 공중파와 겨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