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쇼윈도]젊은층 겨냥 매장 훤히 들여다 보이게

  • 입력 1997년 11월 28일 20시 20분


「몸통뿐인 마네킹, 영화배우사진을 배경으로 한 디스플레이, 쇼윈도에 걸린 얼굴 사진…」. 밖에서도 안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오픈형 쇼윈도」부터 절제미를 살리는 「미니멀리즘형 쇼윈도」,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이미지전달형 쇼윈도」까지 거리의 쇼윈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 한 의류매장의 재미있는 쇼윈도 모습을 촬영하다 매장 직원에게 쫓겨난 김모양(22·학생)은 『요즘 쇼윈도는 제품을 비슷비슷하게 걸어놓던 이전과는 달리 개성이 넘친다』며 『쇼윈도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같다』고 말했다. 거리의 쇼윈도가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좋아하는 대상이 자주 바뀌는 젊은 층을 겨냥하는 브랜드는 쇼윈도 전시에도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쇼윈도를 장식하느냐에 따라 「찾아드는」 손님의 수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 오픈형 이전의 매장은 대부분 밖에서는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폐쇄형이나 반폐쇄형. 이에 반해 젊은 층이 주고객인 매장은 최근 안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오픈형 쇼윈도로 대부분 바꾸었다.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UL환경디자인 엄금주차장은 『2,3년 전부터 10대 후반이나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매장들이 주로 오픈형으로 바뀌었다』며 『오픈형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시원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내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층은 상품 자체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로 물건을 사기 때문에 최대한 매장 안의 분위기로 이를 전달한다는 것. ▼ 미니멀리즘형 쇼윈도의 디스플레이에서 최대한 절제미를 살리는 것. 이전에는 얼굴이 있는 「사람같은」 마네킹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몸통만 있는 토르소형 마네킹이 대부분. 이런 마네킹을 사용하면 마네킹의 얼굴로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제품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다는 것. 갤러리아백화점의 김선희대리는 『요즘 쇼윈도 장식은 대체로 단순한 이미지 구성으로 가는 추세』라며 『이를 위해 배우사진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등 소품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보편화된 시도라는 것. ▼ 이미지전달형 이전에는 계절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쇼윈도 장식이 주를 이뤘다. 계절이 바뀌면 쇼윈도를 갈아치우는 식. 하지만 최근엔 이런 계절 분위기 표현이 아니라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 위주로 쇼윈도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LG패션 임진이대리는 『최근엔 계절 분위기를 강조하는 경우는 여름이나 크리스마스 정도』라며 『업체들은 쇼윈도를 통해 「우리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가질 수 있다」는 등 이미지 전달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