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곡음반」소리없는 히트…희귀 레퍼토리로「틈새시장」공략

  • 입력 1997년 11월 18일 08시 00분


모차르트의 관악 8중주곡 장조. 처음 듣는 제목에 솔깃해 음반을 올려놓으면 곧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선율이 귀를 감싼다. 한참 지나서야 무릎을 친다. 『교향곡 36번 「린츠」아냐』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는 뭘까. 관현악단이 연주해야 할 교향곡을 편곡, 악기 8대의 아담한 화음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 독일 엠데게(MD+G)사가 발매한 「모차르트 최초녹음집」두번째 음반이다. 「콘소르티움 클라시쿰」연주. 독특한 개성의 음반사 엠데게의 음반이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수년전 소량이 수입됐다가 곧 잊혀진 일도 있지만, 최근 수입선이 바뀌어 다양한 앨범을 선보이면서 엠데게만의 독특한 색채가 인기를 얻게 된 것. 전형적 마이너레이블(소형음반사)인 엠데게는 다른 마이너와 마찬가지로 희귀 레퍼토리 개발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이 과정에서 장기로 삼게 된 것이 유명작곡가의 편곡음반, 특히 실내악 편곡음반이다.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관악앙상블로 편곡돼 오페라로 들을 때와 다른 전아한 화음의 매력을 들려준다. 하이든의 현악사중주에서는 오보에가 살짝 끼여들어 색다른 음향의 신선감을 선사한다. 큰 편성의 녹음에 돈을 들이는 대신 간소한 편성으로 재미를 마음껏 줄 수 있는 전략이다. 엠데게의 장기는 편곡음반에 한정되지 않는다. 낭만주의 시대의 전아한 실내악, 특히 편성이 독특한 음악은 언제나 공략대상이다. 줄리아니의 플루트와 기타 2중주집 음반(파울 마이젠, 라인베르트 에버스 협연) 등은 폭넓은 애호가층을 얻고 있다. 멘델스존 슈만 등의 오르간 작품집도 독일 레코드 평론가상을 비롯한 수많은 음반상을 수상하며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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