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병고 시달리던 박준태씨 가족에 온정의 손길

  • 입력 1997년 10월 15일 07시 51분


『새집에 딸 아이의 공부방. 정말이지 꿈만 같습니다』 서울 강북구 번동 박준태(朴俊泰·49)씨 가족은 강북구보건소 지역보건과의 따뜻함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박씨 가족이 보건소와 처음 인연이 된 것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여섯식구의 생계를 간신히 이어오던 박씨가 93년 4월 번동에 있는 5평 크기의 단칸방 무허가 건물로 이사오면서부터. 자활보호대상자였던 박씨 가족을 찾은 보건소의 김재남(金在南·55)씨는 박씨가 중증폐결핵을, 부인 안정임(安貞任·49·여)씨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보건소는 즉시 이들을 거택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 생계비를 지원했으며 박씨와 부인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들의 정성덕분인지 부인 안씨의 상태가 크게 나아져 이제는 한달에 보름정도 구청에 나와 일을 거들면서 돈벌이를 할 수 있게 됐다. 공부방을 갖고 싶다는 여중 1년생인 큰 딸의 소원도 이루어졌다. 강북구청은 두차례에 걸쳐 수백명의 독지가들로부터 1천1백만원의 후원금을 모았고 전세자금 융자를 받아 지난 1일 보증금 1천5백만원에 사글세 6만원으로 번3동에 방2칸짜리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박씨 가족이 이사하던 날 동사무소 직원들이 짐도 날라주고 도배와 장판깔기 등도 도와 주었다. 박씨는 『아픈 몸을 돌봐주는 것도 고마운데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주니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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