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學報편지」 추억속으로…삐삐-휴대폰에 밀려 실종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학보(學報)우편물이 사라지고 있다」. PC 무선호출기 휴대전화 등의 보급이 크게 늘면서 대학생들의 전통적인 연락수단인 학보우편물이 대학 우편물보관함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각 대학신문사가 주간으로 발간하는 학보의 겉종이에 자신의 소식과 안부를 적어 타 대학 친구에게 보내는 풍습이 몇년전까지 계속돼 왔지만 최근 통신수단의 발달로 인해 이같은 풍습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 단과대별로 설치된 우편물 보관함을 「학보통」이라 부를 정도로 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대학을 오가는 집배원의 가방은 학보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요즘 대학가의 우편함은 학생들 앞으로 배달된 무선호출기 요금청구서와 신용카드 대금청구서가 대부분.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함모씨(23.4년)는 『PC통신 전화 무선호출기 등을 통해 타 대학 친구들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1주일에 한번 발행되는 학보를 통신수단으로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80년대와 9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이같은 대학문화의 변화가 편지쓰기를 싫어하는 「신세대 문화」의 산물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생 박치성(朴致成·26)씨는 『1학년 때 첫 미팅에서 만난 여학생이 보내준 학보를 들고 요란을 떨던 친구의 모습이 생각난다』며 『대학가의 또 다른 낭만 하나가 사라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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