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김병호의「우리 문화 대탐험」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문화탐험가 김병호씨가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 「아시아 10만리」를 누볐다. 그는 한민족이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라는 「북방 기원설」에 눈살을 찌푸린다. 유엔에 몸담고 있으면서 몽골에서 터키에 이르는 광활한 북방지역을 탐사했지만 뿌리가 맞닿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조상의 옛고향은 어디일까. 저자의 집념은 매섭기만 하다. 메콩강 유역에서부터 시작해 한국의 「남서통로」, 즉 한국∼베트남∼태국∼미얀마∼인도∼아프가니스탄∼이란∼소아시아를 잇는 광대한 남방벨트를 샅샅이 뒤진다. 그리고 마침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우리 문화의 흔적들과 눈부신 조우. 인도에서 한글 자모와 물동이를 진 여인을, 인도네시아 섬에서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을 찾아냈다. 미얀마의 빨래 방망이질, 라오스의 자치기하는 어린이들, 태국 북쪽 산족들의 색동옷과 정선아리랑 가락을 발견했을 때 그 격렬한 흥분이란. 테마기행 형식을 빌려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면서 이단시돼 온 「남방기원설」의 강력한 화두를 던진다. 황금가지. 12,000원.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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