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어떻게 될까. 급등할 여지가 아직 남아있을까, 아니면 좀더 기다렸다가 집을 사야 할까. 집을 갖고 있거나, 집을 구하려 애쓰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최대 관심사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집값은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이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집값 상승압력이 커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과거처럼 집값이 전체적으로 일제히 상승하거나 동반 하락하던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9월이후 연말까지 서울 용인 남양주 파주 고양 김포 등 수도권 유망지역에서만 5만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쏟아져 나온다. 내집마련의 좋은 기회다.
우선 전체적인 집값을 보자.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급등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물가상승률 수준인 5% 내에서 오를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물론 부동산경기 10년주기설을 끌어내는 사람도 있고 연말의 대통령선거, 가을 이사철 특수 같은 불안 요인을 들먹이는 축도 없지 않지만 집값은 대세로 볼 때 안정기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요즘의 주택시장 움직임을 보면 「집값 안정」의 근거가 나타난다.
과거 집값 상승기의 단골손님이었던 시중 통화공급 과잉현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수급을 따져봐도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섰고 경기침체로 주택수요가 많지 않다. 오히려 최근 경영위기에 몰린 대기업들이 부동산을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가격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에서는 나온다.
대우경제연구소는 도시 집값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 이하로 떨어진 뒤 99년 일시적으로 3.6%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역에 따른 편차는 있다. 전체적으로 집값은 안정되지만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부문별로 집값의 등락이 다르게 나타나는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된다는 견해가 많다. 게릴라식 급등현상이 국지적으로 출현할 수 있다는 얘기.
특히 주택보급률이 70%대에 머물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안정론을 펴기에는 시기상조다.
집을 지을 택지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데 내집을 가지려는 수요자들은 줄 서 있는 상황이라면 집값상승 압력은 항상 내재돼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지난해말 신도시의 교통 및 편의시설이 갖춰지면서 분당 일산을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던 것처럼 수급외의 요인에 의한 국지적인 가격상승도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경우 지난해 12월과 지난 7월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집값이 부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 특히 집값상승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사철에는 과거와 같은 양상을 보일 듯.
그러나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내년초 출범하는 새정부가 안정화 시책을 강력하게 편다면 지속적인 집값상승은 예상하기 어렵다.
〈백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