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과외방송 첫 전파…『새 과외교사』학부모 큰기대

  • 입력 1997년 8월 25일 20시 17분


위성과외방송 첫 전파가 발사된 25일 오후 3시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선 기대와 우려속에 과외방송을 지켜보았다. 특히 교사들은 위성방송이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농어촌지역에도 과외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생 학부모와 함께 일단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혹시나 학교교육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했다. 서울 이화여고 학생들은 개학 첫날인 이날 오후 5시반 3학년 10개반 교실에 2대씩 설치된 TV모니터로 「파이널 위성수능강좌」를 시청했다. 이 학교는 방과후 자율학습시간에 희망학생에 한해 위성방송을 시청토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3인 林成美(임성미·18)양은 『위성방송의 화질이 TV보다 좋고 강의수준이나 내용도 적절했던 것 같다』며 『고3의 경우 수능준비 마무리에 한창이라 위성방송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만 수능출제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과외기회가 없었던 농어촌 학교에서는 위성방송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청주 세광고 영어교사 金鎭培(54)씨는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 이하에선 과외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곳이 없었는데 위성방송으로 많은 학생들이 「과외교사」를 만난 셈이 됐다』며 환영했다. 초등 3학년 딸을 둔 李愛齡(이애령·41·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외국인이 가르치는 영어교실이 좋았다』면서 『학원시간과 위성방송시간이 겹쳐 고민인데 위성방송이 유익하면 과외를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위성방송 출범과 함께 벌써부터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 「위성방송에서 수능이 30% 출제된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위성방송교재가 불티나게 팔리는 반면 다른 수험참고서의 매출이 급감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이에 따라 교재출판업자들은 20만∼30만권씩 예상했던 출판계획을 늘려 잡고 있고 서울 강남 등지의 학원들은 「위성방송 족집게강사」 「위성교재 총정리」 등의 전단을 뿌리며 「방송교재 과외」를 부추기고 있다. 이화여고 卓俊鎬(탁준호·59)교감은 『위성방송의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남보다 성적을 더 올리기 위한 속성상 과외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며 『위성방송을 시청함으로써 수능출제유형을 익혀 학습효과를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육방송원(EBS)은 이날 오후 2시반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본관 제1스튜디오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高建(고건)국무총리 李明賢(이명현)교육부장관 康奉均(강봉균)정보통신부장관 朴興壽(박흥수)EBS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성방송 개국식을 가졌다. 〈이철용·부형권·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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