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거리 볼거리]야생 춘란 향기 가득… 과천 蘭단지

  • 입력 1997년 8월 18일 07시 29분


경기 과천시 갈현동 과천난(蘭)단지는 규모와 수준에서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한다. 자신들의 표현대로 「난에 흠뻑 빠진」 12개 난재배업자가 모여 원예적 가치가 있는 우리나라의 야생춘란을 주로 취급한다. 산반(散斑) 복륜(覆輪) 호(縞) 중투(中透) 중압호(重壓縞)까지 한분에 3만원부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난을 고루 갖추고 있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풍란, 철따라 꽃피는 시기가 달라지는 춘란(春蘭) 한란(寒蘭), 돌과 나무에 각각 붙어 자라는 석부작(石附作) 목부작(木附作) 등 동서양난이 즐비해 가히 「난백화점」이라고 할 만하다. 값이 비싼 난들은 이중 삼중의 철망 안에 고이 모셔져 용역경비까지 받는다. 요즘 같은 더위에는 선풍기도 틀어주고 각종 영양분도 수시로 공급하면서 애지중지 재배한다. 난재배상들의 이력도 다채롭다. 지난 89년경부터 고급장교 기술사 기업간부 공무원 등 난에 미쳐 직장을 팽개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이 한국춘란협회에 등록, 「족보」까지 갖고 있는 난은 20여점. 갖가지 무늬와 꽃에 자르르 흐르는 윤기까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곳 재배상들은 난 애호가들을 위해 매주 호남 충청지방까지 「산채(山採)」행사를 갖는다. 기향난원대표 李孝烈(이효열·40)씨는 『살아 있는 보석을 갈고 닦는 기분으로 난을 기른다』고 말했다. 난단지 주변 울창한 숲속에는 식도락을 즐길 만한 음식점들이 있다. 02―502―2234 〈과천〓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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