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이 꼽은 가장 문학적인 영화는 「닥터 지바고」

  • 입력 1997년 8월 15일 08시 07분


한국의 문인들은 데이비드 그린 감독의 「닥터 지바고」를 가장 문학적인 영화로 꼽았다. 이는 월간지 「문예2000」이 최근 시인 황금찬 정현종 김정란 황지우씨 등과 소설가 안정효씨 평론가 황현산씨 등 문인 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닥터 지바고」는 시인 오세영씨가 『시인의 순결을 지키는 고독』으로 평하는 등 강경훈 김소엽 이수화 차옥혜 이승하 이윤학씨 등 9명의 호평을 얻었다. 전원책씨는 『썰매로 계곡을 횡단하는 장면과 라라가 떠나는 장면이 인상적이며 지바고의 대사 중 「나는 그냥 군인이다」는 대답이 이데올로기가 인생에 무의미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원작 소설보다 더 문학적』이라고 평했다. 또 칠레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이탈리아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그린 「일 포스티노」와 타르코프스키감독의 「향수」가 공동 2위로 뽑혔다. 공동 4위는 임권택감독의 「서편제」와 고전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밖에 「길」 「잉글리시 페이션트」 「나의 청춘 마리안느」 「바그다드 카페」 「시네마 천국」 「흐르는 강물처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문인들의 개성과 취향이 이번 조사 결과에 그대로 드러났다.소설가 겸 시인 마광수씨는 「O의 이야기」를 『변태적 성을 담은 에로티시즘 소설을 시적으로 잘 다뤘다』는 이유로 추천했다. 또 소설가 전상국씨는 「스모크」와 「바그다드 카페」(구성과 주제가 문학성을 잘 살렸다)를, 평론가 황현산씨는 「정복자 펠레」(사실주의 예술의 이상을 실현)를 꼽았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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