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 보더스(21).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세인트 폴 세인츠팀의 투수인 그는 지난 6월1일 시옥스 폴더와의 노던리그 개막전에 중간계투요원으로 등판, 머리하나가 더 큰 남성타자들과 맞섰다.
결과는 8분간의 투구에 2안타를 허용하고 3실점. 그다지 신통치 못한 성적이었지만 보더스는 이날 미국야구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커다란 획을 그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프로야구 정규리그에 출전한 최초의 여성투수. 그간 시범경기나 연습경기에서 여성이 간간이 마운드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순위를 다투는 정식경기 등판은 그가 처음이다.
평균시속 1백28㎞의 직구와 면도날같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완벽한 제구력이 주무기. 1m78, 59㎏의 왜소한 체구지만 남캘리포니아대시절 대학리그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둔 전적이 말해주듯 위력적인 투구를 한다.
그의 최종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 스스로도 『남성들의 의심에 찬 시선을 알고 있다. 결국 실력으로 내 가치를 입증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메이저리그를 두드리는 여자선수가 보더스뿐만은 아니다. 지난달 4일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입단테스트에는 여자야구팀인 콜로라도 실버블렛팀의 투수 앤 윌리엄스와 내야수 새넌 미쳄이 응시했다.
모의경기로 치러진 이 테스트에서 2루수로 뛴 미쳄은 입단에는 실패했지만 3타수 1안타를 치며 선전한 끝에 최종선발까지 진출, 여자메이저리거 탄생가능성을 예고했다.
〈이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