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서화촌 추진」…대학로-인사동 합친 「문화거리」

  • 입력 1997년 6월 30일 07시 57분


문화와 예술과 낭만, 책과 그림과 한잔의 차가 어우러지는 「서화촌」(Books and Arts Village)이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6만4천여평에 들어선다. 야트막한 야산과 논밭 풍경이 정겹지만 조국통일의 비원(悲願)도 함께 담고 있는 그곳에…. 펜과 붓을 벗삼아 지내온 문화 예술인들이 새로이 둥지를 틀 꿈에 부풀어 있다. 출판계 인사 30여명은 지난 3월 서화촌건립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어 김언호 한길사사장을 위원장으로 선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개장 예정시기는 오는 2000년초. 1백여채의 건물에 전문서점 화랑 공연장 영화관 야외무대 카페와 각종 문화용품 판매점을 골고루 배치해 말 그대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거리」로 꾸미게 된다. 열화당 법문사 교문사 지경사 세계사 집문당 등 중견 출판사가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미술계에서는 경기 장흥의 토탈미술관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한국토지공사는 통일전망대 인근에 35만여평을 조성하면서 이미 해당부지의 용도를 서화촌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 토지공사 관계자는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문화산업 종사자가 참여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출판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화촌의 건물 높이는 3층으로 제한된다. 주거 및 창작공간의 기능을 갖추기에는 안성맞춤인 셈. 건립위는 통속적인 문화상품 전문상가와 차별화하기 위해 집필실 화실 마련에도 힘쓰기로 했다. 범우사는 우리전통이 서려 있는 고서 박물관, 한길사는 독자와 작가가 격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이벤트홀 설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연극의 거리 대학로와 화랑으로 상징되는 인사동, 대형서점과 영화관이 모여 있는 종로 1∼3가를 합한 개념이라는게 추진인사들의 설명. 이들이 모델로 삼는 곳은 세계 최초의 책마을로 알려진 영국의 「헤이 온 와이(Hay on Wye)」. 김언호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꾸는 문화마을인 만큼 예술적이고 아늑한 분위기로 설계할 것』이라며 『부근에 조성되는 파주출판문화단지의 배후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립위측은 현재 출판 미술 영화 연극 등 각 분야에서 동참할만한 인물을 물색하고 있는 중. 8월말까지 회원 모집을 마치면 곧바로 서화촌의 마스터플랜을 작성해 내년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02―511―9566 〈박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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