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점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파헬벨 「캐논」. 티없이 유려한 현의 앙상블이 일품이다. 이어지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콧노래하듯 나지막이 흐르는 바이올린의 선율이나 흥을 돋우듯 저음에서 흔들어대는 첼로, 어느것 하나 나무랄 데 없다. 처음 들어보는 연주다. 녹음의 질로 보아 최근의 연주가 분명한데…. 어떤 실내악단일까.
서울바로크합주단(리더 김민)이 소니 레이블로 최근 내놓은 두장의 음반. 연주의 질과 녹음 등 높은 완성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장에는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페르골레지 「콘체르티노 1번」, 레스피기 「고대무곡과 아리아 3번」 등 표준적인 콘서트 레퍼토리를, 다른 한장인 「앙코르집」에는 김창국의 플루트와 협연한 바흐 「바디느리」 등 생활에 활력을 주는 소품 10곡을 담았다.
네덜란드의 명 사운드엔지니어 반 기스트가 녹음을 감독, 생생한 현장감과 매끈한 질감을 살려냈다. 가장 두드러지는 연주특징은 놀랄만큼 정밀한 합주력. 「G선위의 아리아」로 알려진 바흐 「에어」에서는 마치 은실을 매만지는 듯 매끈하면서도 빛나는 소리결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앨범표지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되게 꾸몄으면 하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 헨델의 하프협주곡에서는 왜 반주파트가 약음기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유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