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말기 中企사장 전재산 30억 「직원 몫」쾌척 화제

  • 입력 1997년 5월 22일 20시 29분


폐암으로 투병중인 40대 중소기업 사장이 30억원대에 이르는 자신의 전재산을 직원들의 몫으로 내놓은데 대해 직원들이 회사 부채 30억원을 떠맡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염색공장인 동은산업을 경영하는 徐鐵守(서철수·45)사장과 직원 1백10명이 화제의 주인공들. 동아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폐암 말기로 투병중인 서사장은 21일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을 때 유언을 하겠다』며 주식과 기업자산 등 전재산 30억원 상당을 전직원 앞으로 명의를 변경하는 공증을 마쳤다. 그는 이날 직원들에게 『나의 꿈인 국내 제일의 염색공장으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이에 감동한 직원 1백10명은 회사가 안고 있는 부채 30억원을 자신들이 공동으로 떠맡아 회사를 살리기로 결의했다. 이 회사 생산부장 朴洪根(박홍근·36)씨는 『모든 근로자들이 서사장의 뜻을 받들어 회사를 살려내기로 했다』며 『이 길만이 서사장이 평소 회사를 헌신적으로 경영해온데 대한 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사장은 지난 73년 경남공고를 졸업한 뒤 대우에 입사, 18년동안 한 직장에서 익힌 염색기술을 바탕으로 91년 종업원 10여명으로 동은산업을 창업했다. 「염색의 마술사」 「마당발 사장」으로 통하는 서사장은 지난 93년 제2공장인 동화염직을 인수하는 등 회사가 날로 번창하는 과정에서도 종업원들의 땀과 고통을 잊지 않았다. 회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서사장의 마지막 소망은 전 종업원이 힘을 합쳐 「국내 제일의 염색공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그의 가족들이 전했다. 〈부산〓조용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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