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을 제외한 차량가격만 서울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 한채값과 맞먹는 3억원짜리 롤스로이스 「실버스퍼」가 국내에서 최근 판매됐다.
20일 롤스로이스의 국내 공식수입업체인 인치케이프 코리아는 경북 경주의 한 사업가에게 이 승용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구입자는 건설업체 등 다수의 기업체를 경영하는 알짜배기 재력가로 개인용도가 아닌 VIP 접대를 위한 사업용으로 이 차를 사들였다는 것.
냉장고 컬러TV VTR 칵테일캐비닛 전화기 등 각종 편의시설이 옵션으로 선택됐으며 옵션가격만도 국산 최고급승용차인 다이너스티리무진 한대값(4천9백50만원)과 맞먹는 5천만원. 이로써 차량값은 세금을 빼고도 3억5천만원.
주문생산업체인 롤스로이스사는 볼트 너트제작부터 용접까지의 전공정을 수작업으로 했다. 그래서 차량 인도는 지난해 10월의 구입주문 후 6개월 이상 걸렸다.
국내에서 운행되는 10여대의 롤스로이스는 모두 VIP 접대용으로 쓰이며 개인 출퇴근이나 가족용으로 쓰이는 것은 한대도 없다. 현재 롤스로이스를 소유하고 있는 업체는 한진그룹 하얏트호텔과 여성의류업체 한섬 등.
한진의 경우 세계적인 VIP가 아니면 차를 내주지 않아 롤스로이스는 주차장에서 낮잠을 자기 일쑤다. 한섬측은 옷을 많이 사가는 고객 가운데 몇명을 추첨해 롤스로이스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인치케이프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빼면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롤스로이스가 적게 판매된 나라는 없다』며 『부에 대한 부정적인 눈과 질시 때문에 이 차를 충분히 살만한 사람도 구입을 꺼린다』고 말했다.〈李熙城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