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기수였던 이모교수(68)는 집에 들어가면 노모가 계신 방을 향해 『어머님 잘 다녀왔습니다』하고 마루나 마당에서 넙죽 큰절을 올렸다.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하루도 빠짐이 없었다.
중견기업 이사인 서울의 전만섭씨(54)는 목포에 있는 노모에게 매일 저녁 『어머님 편안히 주무십시오』하고 문안 전화를 드린다.
직장회식 때도 그 시간에는 어김없이 살짝 일어나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올린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종국씨(36)는 세상살이가 힘들 때마다 마산에 계신 아버지께 『아버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됩니까』하고 편지를 쓴다. 그게 어느덧 6년째가 되었다.
나무는 가만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질 않고 자식은 부모를 공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후회하면 너무 늦다. 바쁜세상 직접 찾아가 뵙진 못하지만 전화나 편지라도 자주 하면 어떨까.
〈김화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