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세대」 40대문인 주목하라』…평론가 오양호씨

  • 입력 1997년 3월 25일 08시 37분


[권기태 기자] 『최성각의 엽편소설(고품격 꽁트를 일컫는 최근의 문단 용어)은 당대 문학의 한 출구를 열면서 타락한 현실의 징후를 압축하는 하나의 문제작으로까지 나아갔다. 지금까지의 엽편소설들과는 격이 다르다』 문학평론가 오양호씨(인천대교수)가 문학사상 4월호에 문학적 역량을 갖추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벌였음에도 제 높이만큼 평가받지 못한 40대 문인들을 주목해달라는 글을 싣는다. 오씨는 이들에 대해 서울대 김윤식교수의 용어를 차용해 「골짜기 세대」라고 이름 붙였다. 이는 최성각씨 외에도 최인석 문형렬 이승우 이남희씨 등을 아우르는 말. 오씨에 따르면 이들은 70,80년대 격동의 시기에 문단에 나와 최근 급속히 퍼져나가는 문학의 경박화 속에서 「체질 개선」을 못해 골짜기에 빠져버렸다. 한 세대 앞 선 최인훈 김주영 이청준 김원일씨가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오씨는 이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언론 문단 출판계와 독자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창작집 「사십세」를 펴낸 여성 작가 이남희씨에 대해서는 『근래 한국의 일부 여류들이 가족사적 테마나 자기 고백적 애정 문제를 이리저리 뒤집으며 황당하게 떠오르는 사실에 비하면 이 작가의 성실한 글쓰기가 왜 독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시류만 좇는 중간소설가들이 흐려놓은 대중문화적 분위기 탓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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