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기자] 오늘날 오페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역사적이고도 극적인 인물은 누구일까.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미국 휴스턴에서 지난 14일 세계초연된 오페라 「재키 O」가 특이한 소재와 등장인물들로 화제를 낳고 있다. 등장인물은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인 재클린, 선박왕 오나시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미술가 앤디 와홀 등. 지난 시대를 주름잡았던 문화계와 사교계의 유명인물들이다.
케네디와 재클린에 대해 유독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텍사스인들에게 이 오페라의 초연이 여러가지 상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일.
이 오페라는 대본을 쓴 웨인 코스텐바움이 95년 펴낸 책 「내 몸 아래의 재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부 재키」 「재키의 광증」 「성녀 재키」 등을 소제목으로 재클린의 여러가지 측면을 조명한 이 책은 그대로 오페라의 내용이 되어 다각도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를 되살리고 있다.
오페라가 시작되면 68년 어느날 재키가 오나시스를 우연히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해는 시동생 로버트 케네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의 희생자가 되었던 해.
오나시스와 함께 있던 이날밤 재키는 미국을 떠나 오나시스와 먼 바다로 가버리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대본을 쓴 코스텐바움은 『이 오페라는 기본적으로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오페라는 제한된 시간을 가진 반면 담아야 하는 사건은 많아 초현실적인 극작기법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작곡자인 마이클 도어티는 재즈 록 클래식 전위음악 등 다양한 음악경향을 작품에 담아온 특이한 인물.
지금까지 그가 쓴 오페라에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나 미국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인형 「바비」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 발표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크리스토퍼 라르킨이 지휘를 맡았고 무용가 브루스 브라운이 안무를 맡았다. 브라운은 노래가 없이 탭댄스를 추며 등장하는 폭로전문 사진기자역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