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통행료 「별난사람 별난행동」…징수원들에 비친 행태

  • 입력 1997년 2월 20일 20시 01분


「선팅한 차량에 둘이 타고서도 셋이 탔다고 우기는 경우」 「통행료를 내면서 손을 잡거나 진한 농담을 하는 중년신사들」. 서울 남산 1,3호터널에서 혼잡통행료를 받는 징수원들이 꼽은 「꼴불견 5」중의 일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혼잡통행료징수 1백일째인 지난 18일 징수원 35명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내는 시민들의 갖가지 반응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꼴불견 5」에는 △돈을 구겨 던지면서 과속으로 지나가버리는 사람 △인사를 하면 『돈이나 받아』하며 반말하는 사람 △통행료를 수표로 내는 사람도 포함됐다. 반면 「징수원을 미소짓게 하는 베스트5」에는 △두 명이 타고서 「뱃속의 아기도 사람이니 세 명으로 쳐달라」는 사람 △면제차량인데도 꼭 요금을 내고 가려는 택시기사 등이 꼽혔다. 통행료나 쿠폰이 창밖으로 떨어졌을 때 주워주거나 요금이 부족하다고 해 돈을 빌려주면 퇴근길에 어김없이 돌려주는 시민도 「미담 베스트5」로 선정됐다. 2천원의 통행료를 받다보니 징수원이 미안해지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징수원들은 『차량이 밀렸을때, 영구차의 뒤를 쫓는 상복 운전자한테까지 요금을 받을 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7시 직전 몇분동안은 차량들이 징수 시작전에 지나가기 위해 요금소사이의 비좁은 차선을 고속 논스톱으로 질주한다』며 『이 때는 눈앞이 아찔한 공포의 시간』이라고 털어 놓았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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