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 하나로 인터넷-통화 동시에 가능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2분


[최수묵 기자] 『또 불통이네…』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는 K씨(29)는 오늘도 불쑥 짜증이 난다.조금 늦게 귀가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집으로 전화했으나 남편의 통화는 1시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전화선을 컴퓨터에 연결해 인터넷을 하고 있었기 때문. K씨는 결국 남편을 무선호출기로 불러내 겨우 통화할 수 있었다. 『전화가 있는데도 무선호출기나 휴대전화를 걸어야 하다니…』 K씨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화선을 하나 더 설치하는 것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하나뿐인 전화선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전화선이 2개 이상 깔려 있는 신설 아파트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화선 하나로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해야 하는 가정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화선 하나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은 있다. 우선 CO(Central Office)―LAN(근거리통신망)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CO―LAN은 전화국을 중심으로 한 LAN을 만들어 전화선 하나로 음성과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다. 한달에 이용료(정액제) 5만7백원을 내면 인터넷 통화요금을 내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보다 많은 전화요금을 내면서 인터넷을 한다면 CO―LAN에 가입해 볼 만하다. CO―LAN을 하기 위해서는 매달 7천원을 내고 음성데이터혼합기(VDM)라는 장비를 임대해야 한다. 따라서 매달 드는 비용은 모두 합해 5만7천7백원. 현재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1만2천여명, 기업은 2백50여곳에 이르고 있다. 다만 속도가 19.2Kbps로 다소 느린 것이 흠이다. 빠른 속도를 원한다면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이용할 수 있다. 채널 2개를 모두 데이터통신에 사용한다면 1백28Kbps의 속도를 낸다. 채널 한개를 전화로 사용한다면 절반인 64Kbps의 속도를 내 CO―LAN보다는 3배이상 빠르다. 그러나 ISDN을 이용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입비가 20만원이고 월기본료가 5천원이다. 또 CO―LAN과는 달리 이용한 만큼의 전화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추가비용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전문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한 일반이용자가 사용하기에는 비싼 것이 흠이다. 한편 한국통신은 금년말까지 CO―LAN의 서비스속도를 1백15.2Kbps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때 가서야 하나의 전화선으로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네티즌들의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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