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물풍속]CD-공연티켓-도서상품권 『불티』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曺炳來기자」 클래식음악을 즐기는 회사원 구용회씨(38·서울 중화동)는 거래처에 근무하는 대학후배로부터 최근 「칸타테 도미노」란 타이틀의 CD음반을 선물로 받았다. 성탄절 음악을 모은 이 음반을 들은 구씨는 감동을 받았다. 구씨에게 CD음반을 선물한 후배는 『거래처사람들에게 흔히 선물로 주는 상품권이나 건강식품은 오히려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들어 선배의 취향에 맞는 CD 음반을 골랐다』고 말했다. 음반 공연티켓 컴퓨터프로그램 비디오테이프 도서상품권 등 문화상품이 연말 연시나 명절 생일 등의 선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들은 10대들사이에 주고받던 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30대들까지도 부담없는 선물로 인기를 끌고있다. 서울 을지로1가에 있는 음반가게 서울음악사의 송인호씨는 『종전에는 CD를 구입하면서 선물용으로 포장해달라는 고객은 주로 10대였으나 요즘은 30대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많다』고 말했다. 삼성영상기획단이 골프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내놓은 「레드베터 골프레슨」비디오테이프세트는 한달이 채 못돼 1만여세트가 팔렸다. 삼성영상의 심재부과장은 『직장동료나 상사들에게 알맞는 선물이라며 판촉을 펼친 결과 연말의 선물특수와 맞아 떨어져 예상외로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삼성영상이 함께 내놓은 컴퓨터프로그램인 「둘리의 배낭여행」과 우일영상이 내놓은 비디오테이프 「공룡시대」등도 연말 어린이 선물로 많이 팔렸다. 은성음반이 내놓은 서울글로리아합창단의 「크리스마스캐럴」음반도 선물용으로 인기였다. 서울 정동극장이 기획한 「공연선물상품권」도 새롭다. 올해 50, 60대 부모들을 위한 「추억의 소리」공연과 「30, 40대를 위한 음악회」공연 등의 입장권을 선물상품으로 판매해 매번 매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홍사종 정동극장장은 『먹고 마시는 등 생존을 위한 생활에서 문화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생활로 변하는 추세에 따라 문화상품이 선물로 각광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문정숙교수는 『식품이나 의류 등의 생활용품선물은 획일화된 사회에서 주고받는 것으로 다양한 가치와 개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대에게는 맞지 않는다』며 『선물을 받는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값에 비해 효용가치가 높은 문화상품을 선물로 주고 받는 미국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도 앞으로 문화상품을 선물하는 풍습이 확산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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