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각계인사가 추천하는 읽을만한 책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8분


「鄭恩玲·金璟達기자」 차분하게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 희망찬 새해 계획을 세워야 할 계절이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 각계인사들로부터 「새해를 시작하며 읽어볼 만한 책」을 추천받아 소개한다. 이어령이화여대석학교수는 「소피의 세계」(현암사간)와 빌 게이츠의 「미래로 가는 길」(도서출판 삼성간)을 추천했다. 「소피의 세계」는 노르웨이의 철학교사 출신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가 14세의 사춘기 소녀 소피와 철학선생 등을 등장시켜 인생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쓴 교양소설. 이교수는 『「소피의 세계」가 현대정신문명의 뿌리를 알기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는 빌 게이츠가 쓴 「미래로 가는 길」은 『자신의 컴퓨터 입문 배경과 함께 컴퓨터 산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내용 등이 인상적』이라는 게 이교수의 조언이다. 한완상방송통신대총장은 『요즘 「삼국지」와 「열국지」(이상 민음사)를 다시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면서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모든 정치인들이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총장은 또 「역사의 종언과 마지막 인간」으로 유명한 미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쓴 「트러스트」(한국경제신문사간)를 감명깊게 읽었다고 추천했다. 「트러스트」는 경제적 번영에서 문화적 배경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경제철학서적. 연극배우 손숙씨는 「로마인 이야기」 「르네상스의 여인들」(이상 한길사간) 등 유럽의 역사가 온전히 녹아난 시오노 나나미의 작품들을 꼭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다. 『다른 나라의 역사를 철학과 사상적 향기가 배어나는 책으로 해석해 낸 저자의 능력이 같은 여자 입장에서 너무도 부러웠다』는 게 그 이유다. 손숙씨는 신영복씨가 기행문 형식을 빌려 쓴 「나무야 나무야」(돌베개간)와 젊은 여류작가 신경숙의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창작과비평사간)도 함께 추천했다. 고승덕변호사는 존재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아함경이야기」(현암사 간)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일본인 마치야 후미오가 쓴 이 책은 석가모니 본래의 가르침에 입각해 불교 경전들의 뜻을 풀어 쓴 불교해설서. 고변호사는 『불교역사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정희경국회의원(국민회의)은 서울청량리에서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최일도목사의 수기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동아일보사간)을 추천했다. 정의원은 『자기자신을 희생하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최목사의 수기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정신과전문의인 김정일씨는 자신감을 잃은 사람이라면 연초에 「회상 꿈 그리고 사상」(집문당 간)을 읽어볼 만하다고 권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인 이 책은 융 자신이 어떻게 「무의식」이라는 영역을 발견해 냈는가를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김씨는 『융의 행로를 따라 무의식의 무한한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삶의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훨씬 더 용기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문학평론가 남진우씨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까치 간)과 미국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숏컷」 「부탁이니 제발 조용히 해줘」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이상 집사재 간) 등 일련의 단편집들을 추천했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인간 내면속에 숨어있는 심연을 극한까지 파고 들어간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 저자는 스위스로 망명한 동구권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