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야기]「무알코올」선언 송년회 눈길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尹喜相기자」 무작정 먹고 마시고 취하는 송년회는 가라」.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송년모임이 봇물을 이룬다. 그러나 30대들이 엮어내는 그들만의 독특한 송년회가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술을 봉쇄하기 위해 아침에 송년모임을 갖는가 하면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30대 전문직 남녀의 친목단체인 「미래사회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미사회)은 오는 15일 북한산국립공원 부근 「오▦농원」에서 갖는 가족동반 송년회에 소년소녀 가장 3가족을 초청키로 했다. 미사회 회장 김정만씨(38·프로축구연맹부장)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한해를 보내는 의미를 잔잔하게 함께 되새길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이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할 방안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금융가를 주름잡는 30대 직장남성들의 한 친목단체는 올해 송년회를 아예 양로원을 찾아가 노인들과 대화하는 자리로 대체할 계획이다. 30여명의 전문직 여성들의 모임인 「영 커리어 우먼스 클럽」은 오는 13, 14일 「여성취업활성화에 관한 세미나」로 「무알코올」송년회를 가질 예정이다. 여행파도 있다. 대구 덕원고 2회 졸업생인 장병돈씨(32·제일합섬 국제팀대리)는 친한 고교동창 4가족을 모아 오는 21일 경기 가평산장에서 1박2일로 송년모임을 갖는다. 술은 가급적 피하고 형제자매같은 유대감을 높이는 것이 목표. 조경 및 화훼전문업체인 ㈜우정원의 직원 10여명은 강원 횡성군 둔내면 자연휴양림 통나무집에서 7일 근사한 송년회를 했다. 스키장도 가까워 잘됐지만 2,3차까지 가며 마셔대던 송년회를 그만두자는 것이 제안자인 권춘희과장(34·여)의 취지. 회사에서도 차량과 경비를 지원했다. 동대문상가 영플라자에서 1년내내 밤을 새우는 올빼미생활을 해온 배영민씨(31) 등 30대 부부 10쌍은 「황금의 신정연휴 만이라도 낮시간을 즐기자」는 뜻에서 송년회 비용을 모아 4박5일로 발리섬을 다녀 오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왕복하는 유람선을 빌려 「움직이는 송년회」를 하는 50, 60명 단위의 동창회 또는 친목모임도 늘어간다. 세모유람선㈜의 황미라씨(32)는 『유람선 송년회는 2,3시간의 행사동안 「새는 사람」이 없어 분위기를 한결같이 유지할 수 있는데다 아름다운 야경이 배경이어서 30대모임들의 예약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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