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美 무인정찰기 격추…美, 항모파견-터키기지 점검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8시 09분


유엔사찰단은 23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는 이라크 과학자들을 상대로 첫 신문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이라크군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던 미국 무인정찰기를 격추시켜 양측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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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위성방송 확보, 또 하나의 이라크 전쟁

▽이라크 과학자 신문 시작〓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3일 CNN 방송에 출연, “이라크에서 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과학자들을 신문하고 있다”며 “이들을 이라크 밖으로 데려가 조사하기 위한 실무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먼저 누가 협조 의사가 있는지, 누가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요르단 터키 키프로스가 신문이 실시될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가족과 자신의 안전이 보장돼야만 협조하겠다며 이라크 밖에서의 신문을 꺼리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미국은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과학자들의 경우 정치적 망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 안에서 1차 신문을 거쳐 국외에서 추가 신문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라크 망명 과학자 카이다르 함자에 따르면 무기 관련 핵심 정보를 알고 있는 이라크 과학자들은 10∼20명 정도다.

한편 사찰단은 이날 3개의 조사팀을 동원, 바그다드 인근의 의혹 시설을 재조사하는 등 24일째 강도 높은 사찰 활동을 벌였다. 생물무기 사찰팀은 바그다드 북서쪽 아부그레이브의 분유 공장을 방문했으며, 화학무기 사찰팀도 바그다드 북쪽 이븐알비타르 가축위생연구센터를 조사했다. 아부그레이브의 분유공장은 91년 걸프전 당시 파괴됐다 재건됐으며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시설.

▽이라크 미군 정찰기 격추〓이라크 관영 INA 통신은 23일 군 대변인을 인용, 이라크 공군기와 방공포대가 이날 남부 비행금지구역에서 미국 무인정찰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격추 사실을 확인했다. 이라크 전투기가 직접 출격, 정찰기를 격추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재외 공관장들에게 “미국과 영국의 침략 계획과 부당한 유엔 제재 등 현안에 대한 이라크의 입장을 세계 여론에 설명하고 미 행정부의 악의를 걸프지역에 폭로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라크 국영TV가 보도했다. 타레크 아지즈 부총리도 미국의 역내 군사력 증강 배치는 세계대전에 걸맞은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인터뷰 예상 이라크 과학자(자료:BBC방송)
이름전공분야추정 활동경력
리하브 타하생물학자독가스와 탄저균 등 생물무기 개발 주도
압둘 나시르 힌다위생물학자탄저균 무기 개발 및 우라늄 농축 참여
하젬 알리바이러스 학자천연두 전문가
마흐디 오베이디핵 물리학자핵무기 프로그램 참여
자파르 디아 자파르핵 물리학자폭탄 개발 주도

▽미, 전쟁 준비 박차〓미군 전문가들은 이라크 공격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터키 내 공군기지에 대한 예비점검에 들어갔다고 터키 NTV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최신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도 이라크전 지원 목적으로 지중해 동부에 배치되기에 앞서 23일 프랑스 마르세유항에 기착했다고 마르세유 항만 당국이 밝혔다. 이 항모는 F-14 및 F-18 전투기를 비롯, 항공기 80대를 탑재하고 있다.

앞으로 3주 안에 미국의 항모 4척이 이라크 공격에 대비, 걸프만 인근에 동원될 예정. 미국은 걸프지역에 6만5000여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는데 앞으로 5만명을 추가 파병할 계획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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