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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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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없이 끝난 베이다이허 회의〓중국 지도부는 이달 초 여름철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중앙 공작회의를 열었다. 관행대로라면 여기서 권력이양의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됐어야 했다. 그래야 가을 16전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장 주석은 이양할 직책은 물론 이양 여부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장 주석의 이 같은 태도는 그가 △국가주석 △당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모두 물러날 것인지(전퇴·全退), 아니면 이중 일부만 물러날 것인지(반퇴·半退)를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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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도부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장 주석이 의전상의 자리인 국가주석직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에게 넘겨준다’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주석 측근들은 후진타오 부주석이 아직 경륜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장 주석이 계속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세가지 시나리오〓11월 16전대를 앞두고 그려볼 수 있는 권력교체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고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지에 따르는 방안이다. 덩은 생전에 장 주석을 제3세대 지도부, 후진타오 부주석을 제4세대 지도부로 지명했다. 특히 장 주석에게는 연임이나 10년이상 집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었다. 따라서 이번 16전대에서 장 주석이 국가주석직과 당총서기직은 물론 군사위 주석직까지 모두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리펑 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 총리, 리루이환(李瑞環) 정치협상회의 주석 등까지 함께 물러나게 돼 명실상부한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그러나 장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장 주석이 군사위 주석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경쟁자인 리펑 위원장도 물러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두 번째는 장 주석과 리펑 위원장이 함께 유임하는 경우다. 두 사람이 차오스 축출 때 공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힘을 합쳐 후 권력이양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다. 이 경우 장 주석은 당총서기와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고, 리펑 위원장은 국가주석직에 오르게 된다. 비실세인 주룽지 총리와 리루이환 정협주석 등은 물러난다.
마지막은 ‘장 주석 유임, 리펑 위원장 퇴진’이다. 장 주석이 각 세력을 규합하는데 성공해 자신의 가장 강력한 견제세력이었던 리펑 위원장을 퇴진시키고 과거 덩샤오핑처럼 ‘1인 천하’를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후 부주석에게 주석직이나 당총서기직 등을 모두 넘겨준다고 해도 실권은 여전히 장 주석이 갖게 된다. 관측통들은 16전대에서 이 같은 장 주석의 ‘친위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중국의 권력서열 | ||
| 서열 | 이름(나이) | 직책 |
| 1위 | 장쩌민(76) | 국가주석당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 |
| 2위 | 리펑(73) |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
| 3위 | 주룽지(73) | 국무원 총리 |
| 4위 | 리루이환(68) |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
| 5위 | 후진타오(60) | 국가부주석 중앙군사위 부주석 |
| 6위 | 웨이젠싱(71) | 당기율검사위원회 서기 |
| 7위 | 리란칭(70) | 국무원 부총리 |
이종환기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