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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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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총회는 앞으로 전개될 ‘종로서적 살리기’의 험난한 길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출판영업인협의회는 “이날 오전 열린 종로서적 채권단 협의회가 ‘종로서적을 살리자’는데 기본적으로 합의했으며,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이정일)를 주축으로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범종로서적살리기 추진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유자산 30여억원에 채무액이 100억여원에 이르는 종로서적의 열악한 재무상태는 ‘종로서적 살리기’가 자칫 공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종로서적 살리기’에 앞서 사주(社主)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사무국장은 “사주 동의 등 최소한의 선결조건이 갖춰지면 ‘국민주’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홍동수 회장은 “채무액 뿐 아니라 50억∼70억으로 추산되는 ‘종로서적’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일도 힘들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종로서적 살리기’를 어떤 형태로 끌고 나갈 것인지 출판계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로서적 살리기’를 이끌어 갈 ‘집행부’는 “출판사들이 일부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입장. 집행부는 종로서적에 대한 가처분 가압류를 자제해 달라고 출판사들에 당부했다.
그러나 한 출판사 관계자는 “채무가 100억여원에 이른다니 어이가 없다. ‘국민주’는 사실상 설득력이 없고,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출판사에게 희생을 요구하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의 영업 담당자는 “다들 분위기를 살피고 있지만, 직접 손해를 입어야 하는 일이 닥치면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종로서적’의 상징성과 지금까지 출판계에 미친 영향을 생각할 때, ‘종로서적’이 회생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겠지만, 넘어야 할 벽은 너무도 많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