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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7일 0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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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고위간부는 “정치운동으로서의 탈레반은 끝이 났고 우리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혀 탈레반의 운명이 종말을 고했음을 인정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두 가지 명분 가운데 하나인 탈레반 붕괴라는 목표를 달성해 이제 나머지 하나의 명분인 빈 라덴 체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를 지원하던 탈레반이 완전히 무너짐으로써 빈 라덴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 그의 체포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투항복절차 어떻게〓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와 아프간 과도정부간의 구체적인 합의내용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부 보도는 오마르가 과도정부가 아닌 탈레반 부족출신의 게릴라 지도자에게 항복하기로 했다고 해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오마르를 비롯한 탈레반 지도자들이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이 합의됐는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압둘 살람 자에프 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이 합의는 탈레반이 칸다하르를 평화적으로 종족 지도자들에게 넘겨주는 대신 탈레반 간부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거부해 그의 처리과정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도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투항절차는 7일부터 시작돼 3, 4일이면 모든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과도정부 소식통들은 밝혔다. 그러나 이 합의가 칸다하르 남부 산악지대와 남서쪽 스핀볼다크 마을 등지에 흩어져 있는 탈레반 잔류 병사들이나 아랍계 등 외국인 자원병들의 처리는 불투명하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와 관련, 빈 라덴을 추종한 용병들은 명백한 범죄자이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공격〓미군은 칸다하르 양도 소식이 전해진 이날 밤에도 빈 라덴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북동부 토라보라 동굴 인근 지역을 맹폭격했다.
빈 라덴이 토라보라 동굴지대를 벗어났다는 보도도 있으나 미국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빈 라덴이 아직 은신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제 미국은 1500명에 달하는 해병대 병력을 동부지역으로 집중할 여력이 생겼다. 빈 라덴 체포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