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브리티시오픈]세리 '북치고' 미현 '장구치고'

  • 입력 2001년 8월 6일 00시 08분


박세리(24·삼성전자)의 뒷심은 역시 대단했다.

3라운드에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9위였던 박세리는 마지막날 우승후보로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

하지만 박세리는 오히려 부담 없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쳤고 믿기 힘든 역전드라마로 시즌 메이저 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신인이던 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 이어 통산 메이저 3승 달성. 이로써 박세리는 앞으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만 우승하면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위업을 이루게 된다.

또 지난주 자이언트이글클래식에서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에 나서며 정상 문턱에 섰으나 뼈아픈 역전을 허용한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특히 앞서 열린 3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캐리 웹(호주)이 잇달아 우승컵을 안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으나 이번 정상 등극으로 세계 여자골프 3강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를 챙겨 시즌 상금 125만1924달러로 상금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날 박세리는 모처럼 바람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씨 속에서 1번홀(파5)을 이글로 기분 좋게 출발하며 승리를 예고했다. 9번홀까지 파행진을 펼치며 안정된 경기운영을 한 그는 2, 3라운드에 걸쳐 계속 버디를 낚은 10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올려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후 12번홀(파4) 버디에 이어 17번홀(파4) 18번홀(파4)에서 연속버디를 하며 리더보드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1박세리-11277(71-70-70-66)
2김미현-9279(72-65-71-71)
3무디(영국)-8280(67-70-71-72)
매튜(영국)280(70-65-72-73)
15펄신-5283(74-70-72-67)
웹(호주)283(74-67-68-74)
25박희정-2286(71-73-71-71)
이지희286(75-71-69-71)
32박지은-1287(70-71-74-72)
소렌스탐(스웨덴)287(70-74-74-69)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3라운드까지 올린 12개의 버디 가운데 10개를 파5홀에서 낚은 박세리는 마지막 날에도 롱홀에서 3타를 줄이며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메이저 첫 승의 꿈을 안았던 김미현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박세리에 2타 뒤진 단독 2위로 선전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김미현은 트레이드 마크인 절묘한 우드 샷을 앞세워 줄기차게 우승권을 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 3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기세를 올렸으나 6번홀(파4)에서 티샷을 러프에 떨어뜨렸고 세컨드샷마저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한 게 아쉬운 대목.

‘맏언니’ 펄신은 5언더파를 몰아치는 뒷심을 떨치며 최종합계 5언더파로 공동 1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박희정과 이지희는 나란히 합계 2언더파로 공동 25위였고 박지은은 합계 1언더파로 한희원과 공동 32위.

‘슈퍼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웹은 합계 5언더파로 공동 15위에 그쳤으며 시즌 메이저 2승에 도전한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60타대 스코어인 3언더파 69타를 쳤으나 합계 1언더파로 32위에 머물렀다.

올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자
대회(기간)선수성적상금(달러)
나비스코(3.22∼25)아니카 소렌스탐281(72-70-70-69)22만5000
US여자오픈(5.31∼6.3)캐리 웹273(70-65-69-69)52만
맥도날드LPGA챔피언십(6.20∼23)270(67-64-70-69)22만5000
브리티시 여자오픈(8.2∼5)박세리277(71-70-70-66)22만5000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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