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엔-달러 환율' 엇갈린 전망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31분


엔달러 환율이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느냐 아니면 120엔대 초반에서 안정을 보이느냐에 따라 주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일반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상승(엔의 가치 절하)할 경우 일본의 수출이 늘어 일본과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강했다.(그래프 참고)

관심의 초점은 미국의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도 오히려 엔화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인 이상한 현상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여부. 최근 증권가에서는 “미국 경기와는 상관없이 엔화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논리의 핵심은 이렇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 한다면 미국이 일본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이므로 달러 강세가 계속된다. 반대로 경착륙 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일본 경제가 미국과 함께 동반 추락하게 되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달러의 강세가 이어진다는 것.

이런 분석을 내놓은 한화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논리로는 이상하지만 현실로서 엔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엔 약세 상황에서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연구원도 “올해 초 미국경제의 악화 때문에 엔의 강세를 예측한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결국 빗나갔다”며 “일본 경제가 워낙 취약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엔화 약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거나 최소한 현상은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굿모닝증권의 홍춘욱 과장은 “새로 출범한 일본 고이즈미 내각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 엔이 지금보다 약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며 “엔달러 환율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피데스투자자문의 김한진상무도 “양국의 경제성장률 차이만을 기준으로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며 “엔이 지금보다 더 약화되면 아시아 경제가 몰락해 미국도 수출의 길이 막힐 것이므로 미국 일본 양국 모두 엔의 추가 절하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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