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峰·해발 845.1m) 정상의 대형 철탑이 충청인의 기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마침내 철거된다.
한국통신 대전통신망 운용국은 28일 통신중계소 시설로 사용중인 이 철탑을 99년까지 2백m 가량 아래쪽으로 이전키로 하고 내달중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높이 20m로 19개의 파라볼라 안테나를 갖춘 이 철탑은 한국통신이 논산 등 충남 서남부지역 통신중계를 위해 81년에 설치한 것.
철탑이전은 철탑의 노후화와 함께 계룡산 최고봉에 철심을 박아 충청인의 정기를 꺾고 있다는 풍수지리가 및 지역민들의 끊임없는 민원 때문. 천황봉은 계룡산 정기의 정점으로 여겨져 동학 4대교주 김덕경(金德卿)은 이곳에 산제단을 만들었으며 70년대말까지만 해도 무속인과 신흥종교 교인들에게 가장 인기높은 기도장소였다.
미군이 해방직후 통신중계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병사들이 이유없이 죽고 호랑이가 나타나 방해하는 바람에 그만두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신령스럽게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측은 철탑을 옮긴 뒤 천황봉 정상의 산제단 두개를 원래대로 복원하는 등 정기 되살리기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대전〓지명훈기자〉